시대를 거슬러...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 (빌3:19 개역개정판)

But easy street is a dead-end street. Those who live there make their bellies their gods; belches are their praise; all they can think of is their appetites. (Php3:19 MSG성경)

그 무엇보다 '내'가 가장 중요한 가치의 기준이 된 포스트 모더니즘의 사회에서 성경의 이런 가르침은 얼마나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는지..

그러나 성경은 지속적으로 공동체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유익을 이야기 하며 그 방법을 가르쳐준다.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빌2:2)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2:3)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빌2:4)

나는 언제나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 좋았다. 그 시대의 억압은 싫었지만, 명예와 기사도, 애국과 희생이 늘 나를 사로잡았다.

사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마냥 개인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직 우리는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아버지 황정민의 삶을 이해하고 아파하며 존경한다. 그래도 정작 가족을 위해 삶을 희생해야 하는 위치에 서라고 하면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내 모습이지 않을까. 나는 내가 바라는 가치관 대로 살아갈 정신의 근육들을 길러오지 못했다. 그 가치관을 쉽게 내던지지 못해서 오히려 남을 재는 잣대로는 사용하되, 나는 언제나 연약한 척 열외의 대열에 서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세상은 좀더 각박하고 사는 재미 없는 곳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기만의 배를 불리는 삶에서 이제 그만 벗어나, 주위를 돌아보고 서로를 세우는 삶을 살아가라는 이 가르침 앞에서 나는 한없이 게을러 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