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인도네시아]발리클리프

휼리 2004. 9. 28. 16:00

 
이 사진 하나로 발리 클리프에 대한 묘사는 끝나버린 거 같다.. 저 위에 보이는 연한 하늘 빛은 진짜 하늘이고 중간의 짙은 푸른 빛은 바다며, 가까이의 맑은 하늘색은 수영장이다.

 


 

해변으로부터 높이 75m의 벼랑 위에 세워져서 붙여진 이름 발리 클리프 (Bali Cliff)..

   

발리클리프를 대표하는 이 수영장에서 보는 일몰과 일출은 가히 어디에도 비길 데가 없다 하던가.. 아쉽게도 이 호텔에 머물만한 여유가 없었던 터라 일몰과 일출 그 어느 것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차고 감동적이었다. 수영장이 발리 클리프라는 작품의 클라이맥스라면 수영장까지 이르는 길에 조성된 힌두의 풍취를 가득 담은 정원은 그 도입부 정도가 될 것이고, 절벽 중간쯤에 자연적으로 생성된 해식동굴에 꾸며 놓은 레스토랑 The Cave는 고조기 정도는 될 꺼 같다. 아쉽게도 The Cave는 마침 내가 찾은 시기에는 임시적으로 문을 닿은 상태였다. 발리에 왔다면 발리클리프를 꼬옥 봐야 한다며 추천해 준 친구는 The Cave로 이르는 절벽의 에스컬레이터에서 바라보는 발리 풍경이 죽음이라고 했는데.. ㅡㅜ 호텔 로비에 마련된 미니 조형물에서 the Cave의 위치를 가늠하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발리클리프의 주인은 인도네시아의 전태통령 수하르토 일가라고 한다. 역시 권력과 재력이 영합해야만 이 정도의 건축물이 생기는 건가 싶어 씁쓸하기도 했지만, 일면 한때의 영광은 간 곳 없고 투숙객의 수가 줄어 고민하는 호텔 직원의 모습에서 인간사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했다. 

   

누사두아 지역에서도 조금 외진 곳에 있는 발리클리프를 가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게 제일 좋다. 우리가 수배한 여행사 직원은 어리숙 한 듯 하다가도 발리클리프를 가자니까 바로 운전사도 힘들고 자기도 빡빡한 일정이 힘들다면서 못 가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ㅋㅋ

   

누사두아에서도 손꼽히는 발리클리프, 그대가 건축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놓쳐서는 안 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