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과 사랑의 미묘한 경계
외국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어쩌면 그렇게 성숙한 사랑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지극히 여성적인 시야에서 보는 것이긴 하지만요..
예를 들면, 사랑을 고백했다가 거절당한 남자 주인공은 의례히 상대의 감정에 대한 고려 없이 자신만의 감정을 내세운 걸 사과하고는 하지요.. 물론 꽃다발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거나 반지를 다리 밑으로 던져버리는 일은 있지만요..
그리고 헤어짐도 얼마나 멋있는지 모른답니다. 서로에 대한 감정의 깊이가 같지 않아 헤어지면서도 서로의 미래를 위해 포옹과 악수로 축복해 주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자제해야만 하는 개인주의 사회 분위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제 주변에서 보는 사랑은 그 끝이 좋지 못하면 이제까지의 과정 모두가 변색돼 버리는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일생에 단 한번 뿐일 사랑의 상대가 오늘은 미움과 헐뜯음의 대상이 되는 거지요..
어쩌면 그게 다 욕심인건 아닐까요? 무엇이든지, 그게 두 사람 간의 관계일지라도 내 맘대로 하고 싶은 욕심, 그리고 원하는 대로 되어가지 않는 것에 대한 투정 같은 건 아닐런지요.. 그런 욕심과 투정이 잠재된 관계라면 `사랑`이라기보단 `집착`에 가깝겠지요..
그러고 보면 삶이 나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여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세월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내 맘대로 살 수 만은 없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수많은 경험들 후에 비로소 자신의 욕심과 감정에 대해 관조적인 자세가 가능한 거지요.. 그래서 진정한 사랑은 30살 후에 온다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