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스타벅스에서의 굴욕

휼리 2006. 10. 9. 08:50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굴욕사건이지만.. 흠..

   

미국에서 첨 스타벅스에 갔던 날이었어.

커피 이름들도 익숙하겠다 발음이야 얼굴에 철판 깔면 되는 거니까

당당하게 주문을 했지..

상냥한 표정의 점원 언냐가 잘 알아듣고는 주문을 입력하더니 내한테 웃음을 띄우면서 묻는 거야..

   

- Can I have your name?

   

헉 뜨... 이름은 왜 물어보는 거지?? 내가 머 잘못했나...??

내 한국 이름은 쟤가 알아 듣기 힘들텐데.. 스펠링을 불러주어야 하나..?

아니야 성을 말해 주믄 되겠다.. 근데 이름은 왜 물어보는 거지??

   

등등의 생각이 전광석화 같이 머리 속을 흐르는 동안 입은 이미 '아...'를 

발음하고 있었고 결론적으로 성으로 대답해준다고 해서 말해 준 게.. '신'.

   

그랬더니 언니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서 픽업하믄 된다고 기둘리라대..

   

자리에 가서 쫌 앉아 있었는데..

커피 만들어주는 언니가 잔 두 개를 픽업 포인트에 올리면서 부르는 이름..

   

-아신!!! 아신!!!!

   

컵에는 내 이름이 이렇게 적혀 있었어..

   

-Ashin

   

혹 미국에서 대답할 동안 시간을 벌고 싶다면

'아...' 대신 '엄...' 따위를 쓰도록 노력하라고 충고해 주고 싶네..

내가 쪼매만 맘의 여유가 됐으면 '얼...' 정도 해줄 수 있었는뎅..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