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기회만 된다믄 살아보고 잡아라..
홍콩여행은 1999년에 한번, 그리고 2003년에 두 번째 다녀왔지만 일정이 짧아서 그런지 늘 아쉬움이 남는다.
왕가위의 중경삼림을 보고 난 뒤부터 늘 가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는 홍콩은 영화 속 보다 더 이중적이고 복잡한 도시였다.
오션 파크 가는 법을 몰라 매표소에서 표를 샀다가 환불 했다가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데 쩔쩔매는 우리 일행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일부러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매표소 아가씨는 들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속사포 같은 중국말로 엄청난 불평을 퍼부었다.
사람들도 사람들이지만..홍콩의 거리는 또 어떤지.. 미드나잇 익스프레스가 있는 거리는 이중성의 표본 같다. 골동품 가게가 있는 곳들은 깔끔한 유럽풍으로 단장되어 있지만 건물 사이 골목만 들어가 보면 하얀 런닝 차림으로 플라스틱 맥주 박스에 걸터앉아 장기를 두거나 스프 한 사발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방문 때는 용기를 내서 현지인들만 간다는 딤섬 집을 찾아갔는데, 영어는 한마디도 통하지 않아 손가락으로만 흥정을 했다. 테이블도 자리만 나면 숫자에 맞춰 앉는 터라 우리가 앉은 테이블에만도 네 그룹 정도가 팔꿈치를 부딪혀가며 딤섬으로 요기를 하고 있었다. 둘이 배불리 먹고 홍콩 돈으로 60달러를 냈던가.. 암튼 맛있는 경험이었다.
오션 파크, 리펄스 베이, 그리고 스탠리 파크.. 2층버스와 빅토리아 피크.. 그리고 여자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샤샤..ㅎ 기회만 된다면 다시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사진은 다음카페 '내사랑 홍콩'에서 알게된 Endonesia님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