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인도네시아]쁠라우 스리부를 가다.

휼리 2004. 6. 5. 20:04

쁠라우 스리부.. 천 섬이란 뜻이다.. 자카르타 근방 안쫄이라는 부두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 정도 가면 바다에 점점이 섬들이 떠 있다. 일단 바다 색깔부텀 다르다. 그 천 개의 섬 중에서도 가장 이뿌다는 빤다라 섬에 놀토를 이용해 놀러 갔다.

빤다라는 휴양지다.. 멀 하려고 하믄 안 된다.. 기~냥 쉬어야 한다. 방갈로엔 TV도 없고, 위락시설이라고는 테니스 코드와 수영장이 전부다. 그래도 먼가 하고 싶다면 스노클링, 제트스키, 스킨스쿠버 같은 해양 스포츠가 있고, 돈 좀 된다면 배 하나 빌려서 낚시를 하러 가도 좋다. 스노클링은 기구 빌려주고 시간당 5만루피아씩 받는데 리조트 투숙객에 한해서 한 시간을 무료로 빌려준다. 워낙 나라가 허술하다 보니 한 시간 넘게 써도 추가 비용 같은 건 없다. 그래도 스노클링 기구가 있다면 가져가는 게 좋을 듯.. 하루 종일 바다 속만 쳐다봐도 지루하지 않다. 진짜로 하루 종일 바다 속만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다.ㅋㅋ

청청 지역이라고는 하는데 개발의 여파는 어쩔 수 없었는지 리조트 주변 바다 속 산호들은 모두 죽어있었다. 다만 사람들이 던져주는 빵 맛에 맛을 들인 열대어들의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산호 대신 빤다라의 바다에 생기를 보태준다. 고기들이 얼마나 달련 됐는지 빵이 바다에 떨어지기도 전에 그림자만 보고도 이미 낙하지점에 도착해 있다. 스노클링 하다가 쉬기도 할 겸 발을 담그고 빵을 던져주다가 물고기들한테 뒤꿈치를 공격 당했다.. 거의 피라냐 수준.. ㅎㅎ

빤다라는 띠무르와 바랏이라는 두 개의 섬으로 구성된 리조트다. 두 섬 사이를 오가는 셔틀 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원하는 섬에 가서 놀 수 있다. 특히 바랏 섬의 데판야끼 저녁식사는 추천코스.

쁠라우 스리부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되는 장관이 있다면 바로 일몰.. 섬들이 작아서 일출과 일몰 모두 쉽게 볼 수 있지만 원체 게을러 일몰만 열심히 보다 왔다. 해가 지는 동안은 아무리 사진을 찍어대도 맘에 흡족하지 않더니 돌아와서 다시보니 나름대로 예쁘다. 그래도 역시 百寫가 不如一見!

안쫄로 돌아가는 배편에 에어컨이 없었던 것도 한 이유이긴 했지만, 언제든지 반겨주는 열대어와 노을 진 파도소리를 간직한 쁠라우 스리부를 뒤로 하고 떠나오기가 느무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