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땜에 어제 하루를 회사에 나가지 못했다.
일어나기만 해도 어질어질한데다, 젓가락질 할 힘도 없어 국에 말은 밥을 숟가락으로 어렵사리 떠넘기며 연명한 하루였는데..
할 일이 태산 같이 쌓여있는데 회사에 못나갔다는 그 마음 땜에
약에 취한 정신에도 꿈속에서 내내 프로그램을 짜댔다..
내 급한 맘도 모르는 쫑다리는 내가 '조장표 풀어' 하면 밧줄을 풀어대지 않나,
'구성부품 내려바바' 하면 사다리를 내려가곤 했다.
꿈속에서 너무나도 열심히 조장표에 맞춰 오더를 분리한 결과,
내 침대 위 이불과 베개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나 입만 열면 '배째~' 라는 말도 잘하는데..
어쩌자고 이렇게 착한 일꾼이 되어서는
몸 아픈 하루도 맘 편히 못 쉬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