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중반 즈음에
나는 세상을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싶지 않은 일'로 양분해 살았던 것 같다.
사회에 나온 이상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게 되었기 때문에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참고 열심히 하는 법을 배우는 것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아 넣었다.
서른이 넘고 나니
내 세상 안에
'하고 싶지만 하기 두려운 일'들이라는 카테고리가 더해 졌다.
하고 싶다고 해서 그냥 저질러 버리기엔 위험부담이 크다고 해야 할까..
이십 대 때 보다는 가진 게 많아져서 인지, 잃을 것이 두려워 하지 못하는 일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내가 무언가를 잃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고통을 당하게 될 나 이외의 존재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지금 내가 서 있는 그 알량한 기반이 흔들릴까 봐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믿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척하고 살았어도
결국 나한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될 결정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금새 의붓아버지로,
또는 내가 고통 당하는 걸 즐기시는 잔인한 통치자로 변신시켜놓고
하나님의 선하신 간섭을 기대하는 대신
연약한 나 자신 밖에 믿을 곳이 없는 무서운 세상을 기준 삼아 판단을 내려버리고 만다.
나에게 없는 것도,
나에게 있는 것도,
내가 지나온 길이나,
가지 않았던 길이나
그리고 앞으로 가야 할 새로운 길 까지도
나에게 최선을 주시기만을 원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결정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오직 그 은혜로운 사실만이
나를 이 자라나는 두려움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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