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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선택적 기억상실증..

내 세상은 무리 없이 잘 돌아간다..

난 아침마다 아무일 없이 일어나
세끼 밥을 차려먹고

커피 프린스의 마법에 빠지기도 하고

아루랑 뒹굴 거리기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 수다를 떨기도 하고

미루었던 책을 읽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하루 24시간이 너무 무료해서

5초 단위로 수십 개의 케이블 채널을 검열하기도 한다..

   

내가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는 동안

내 '지체'들은

생명의 위협 앞에서

동역자를 잃은 슬픔 앞에서

의연하려고

하루 중 그 몇 시간을 더 버텨보려고

기도하며 죽을 힘을 다하고 있을 지도 모르는데..

   

참 편리하다..

일말의 양심 때문에 

사실은 잘 느껴지지도 않는 그들의 고통을 아는 척 하면서

지금 이 글을 써가고 있는 내 머리는

잠시 후면 
우습지도 않을 내 하루를 위해서

손쉽게 그들을 도려내 버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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