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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관계의 한계..

나는 나름대로 '좋은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황송하게도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거나 내 존재가 힘이 된다고 얘기해 주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요새 나는 그런, 누구라도 만족해할 만한, 내 위치에 왠지 모를 공허감을 느끼고 있다. 나는 좋은 선배고, 친구고, 후배이지만 거기서 더 이상 발전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무슨 거창한 발전을 바란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나면서 쌓여가는 정의 깊이라든가 하는 것이 왠지 모르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건 어쩌면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진실로 받아들이고자 했던 내 태도의 한계인 것도 같고
내 마음을 더 많이 열어놓지 못했던 결과인 것도 같다.

그냥 나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가 되고 싶은 사람으로 남아 있을 자유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려 애쓰지 않는 것에 대해 굳이 미루어 짐작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뿐인데 그게 오히려 피상적인 관계를 만들어 갔던 것은 아닌지 하는 후회도 생기고,

남의 시선에 얽매여, 하고 싶었지만 포기한 일들이 어느새 내 주변에 불투명 유리로 된 담 같은 걸로 쌓여서 진짜 내 모습 대신 굴절되고 부정확한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낸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곤 한다.

결국 내가 느끼는 '관계의 한계'라는 것은 내 자신의 한계라는 소린가... 훔..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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